SC제일은행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의 감수단이 남산골 한옥마을 앞에 모였습니다. 화면 해설 작가와 시각장애인 대표로 구성된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 감수단(http://sc-good.co.kr/17)은 지난 1월 블로그를 통해 소개된 바 있죠.

 

착한도서관프로젝트 시즌 4에서는 서울시 문화재 100점의 오디오 컨텐츠를 개발함과 동시에 시각장애인들이 남산한옥마을을 혼자서 돌아다닐 수 있도록 GPS가 탑재된 묘사 안내 탐방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번 답사는 시스템 완료 전 직접 시각장애인 대표들의 시범 체험을 통해 사용에 불편함이 없는지 검토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GPS시스템에 탑재될 남산골 한옥마을 탐방 코스

 

남산골 한옥마을 탐방코스는 그림에 보이는 것처럼 입구부터 8군데의 주요 스팟으로 안내되며, 시각장애인 혼자서도 GPS 시스템과 함께 한옥마을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 제작되었습니다.

 

 

감수단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조작해보고 있는 GPS 단말기 보이시나요? 이것이 바로 시각장애인을 묘사해설 컨텐츠 담고 있는 GPS 해설기입니다. 이 해설기의 작동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낯익은 이 분은 바로 지난 번 블로그를 통해 소개된 심준구 한국복지방송대표입니다. 이 날 심준구 대표는 시각장애인 대표로서 누구보다 먼저 직접 GPS해설기를 이용해 한옥마을을 돌아보고,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하는지 검토하는 작업을 담당하였습니다.

 

 

1)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점검해 봅시다.

 

 

심준구 대표는 1급 시각장애인으로 어렴풋이나마 빛을 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빛 조차 느끼지 못하는 중증시각장애인들도 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손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남산골 한옥마을 탐방을 시작하였습니다. 해설기를 목에 걸고 첫 스크립트가 시작되자마자 시작된 검토 작업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오디오 해설기를 빌릴 수 있는 안내소에서 한옥마을의 입구까지 채 스무 발자국이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도 무수히 많은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흰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며 장애물을 파악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는 하수구 철망 하나도 모두 오디오 해설로 명확하게 표현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사람마다 보폭이 다르기 때문에 지정 장소에 도착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서 일부 스크립트가 수정되기도 했습니다.

 

“이 길로 지나가면 나무가 머리에 부딪히겠군요!”

 

시각장애인들은 지팡이로 두드려서 알 수 있게끔 기준점이 있는 곳으로 주로 다니게 됩니다. 그래서 GPS 시스템 안내 스크립트에서도 계속해서 돌지방이나 벽 등을 따라 이동하게끔 쓰여져 있습니다. 우리 문화 유산이 대부분 그러하듯 남산골 한옥마을에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만들어진 구불구불한 길과, 언덕 역시 깎지 않아 오르내려야 할 계단이 많았습니다. 또한 눈이 보인다면 자연스럽게 피해 갈 수 있는 굽어진 나무에도 시각장애인들은 머리를 부딪힐 수 있기 때문에 길의 반대쪽으로 건너갈 수 있도록 의견을 나누며 수정 보완을 거듭했지요.

 

“이러한 부분들도 잘 묘사가 되었군요.”

 

우리 나라 전통 가옥 입구는 문지방이 높게 설치된 경우가 많은데요. 남산골 한옥마을도 역시 이러한 구조들로 지어져, 시각장애인들의 관람에 있어 어려운 점이 되었습니다. 이런 난점에 대비하여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어떤 부분의 묘사 설명이 있어야, 더욱 안전하게 탐방할 수 있을지 직접 시연해보며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 날 컨텐츠를 보완하면서 중요하게 고려했던 점은 안전한 이동을 위한 길 묘사와, 문화재 묘사의 적절한 분배였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길 묘사에만 중점을 두면, 마치 ‘미션수행’을 하는 것 같을 수 있다는 심준구 대표의 의견이 있었는데요. 시각장애인들이 현장의 ‘탐험’이 아니라 ‘탐방’을 즐길 수 있도록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설명을 위해 감수단은 많은 노력을 더했습니다.

 

 

2) 우리 문화재, 마음의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심대표는 가만히 서서 귀에서 들려오는 오디오 해설을 들으며 호수를 보고 있습니다. 오디오 묘사해설을 들으며 중간중간 멈춰 서서 “저쪽이 호수이군요.”, 혹은 “저쪽에 남산이 있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라고 묻는 심준구 대표를 보면서 수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이곳에 서서 남산을 바라보고 호수를 바라볼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칫 시각장애인에게 ‘구경’ 혹은 ‘관람’이라는 말은 어색한 표현일 수도 있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이번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의 시도를 통해 그들도 정안인과 동등하게 아름다운 우리 문화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프로젝트의 취지가 조금이나마 전달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바로 옆에 기왓장이 켜켜이 쌓인 굴뚝이 있다는 해설을 듣고 굴뚝을 직접 만져보기도 하고, 이승업 가옥 앞에서 설명을 들으며 손으로 가리키기도 하는 심대표의 모습, 어떠신가요? 시각장애인 역시 우리 문화 유산을 꼭 눈으로 보지 않아도 귀로 듣고, 직접 만져보는 ‘또 다른 관람’을 하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거리를 조금이나마 줄여가는 모습, 모두들 느끼실 거라고 믿어봅니다.

 

 

시각장애인의 대표로서의 처음 경험해본 남산한옥마을탐방 GPS 안내
심준구 한국복지방송 대표의 인터뷰

 

심준구 한국복지방송 대표

 

 

‘SC제일은행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 블로그 운영자(이하 ‘운영자’)
한국 복지방송 대표 심준구 (이하 ‘심 대표’)

 

운영자 : 제작과정에 모두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드디어 결과물이 나왔네요. 오늘 직접 나와 검토해보니 어떠신가요?

 

심 대표 : 정말 너무나도 수고하셨습니다. 우선 이렇게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가 진행되어 뜻 깊은 결과물이 산출되어 무척이나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정안인의 입장에서 쓰여진 것이다 보니 수정 보완되어야 할 것이 많았지만, 이런 시도가 있다는 것 자체에 너무나 감사 드립니다. 시각 장애인대표로서 시각장애인이 많은 어려움 없이 스스로 관람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면에서 검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운영자 : 직접 GPS 시스템에 의존해 이동해보니 어떤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했나요?

 

심 대표 : 동선 설명 시 방향 전환이나 얼마나 걸어가야 하는지 설명하는 부분도 중요합니다. ‘걸어가는 방향으로 쭉 가면’, ‘ 00발자국 걸어가면’ 등등 적합한 해설인지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며 보완 했고요. 예기치 못하게 동선에 걸리는 장애물들도 점검하였습니다. 정안인이라면 스쳐 지나갈 만한 나뭇가지나 낮은 턱 같은 작은 장애물도 그들에게는 크게 느껴질 수 있으니 어느 정도 설명이 필요하구요.

 

운영자 : 네, 오늘 답사를 계기로 많이 보완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오늘 직접 듣고 좋았던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심 대표 : 단순히 길 안내나 건물 묘사가 아닌, 주위 풍경이나 지리적 특징에 대해서 짚어주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이러한 섬세한 부분이 조금 더 가미된다면, 눈 앞에 펼쳐진 한옥마을을 더 생생하게 전달 할 수 있겠지요?

 

 

이 날 나온 의견은 곧 기부될 GPS시스템의 남산한옥마을묘사 컨텐츠에 반영될 것이며, 완성도 높은 GPS 시스템을 위해 앞으로도 여러 차례 현장 점검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꽃샘 추위에 가만히 서있어도 얼어붙을 듯한 날씨였는데요. 감수단 및 GPS 제작팀들이 직접 발로 뛰는 노력을 통해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의 컨텐츠가 점차 완성되어가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노고를 통해 완성되어가고 있는 SC제일은행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 시즌4의 남산골 한옥마을 GPS 시스템! 앞으로 어떻게 완성되어 기부될지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시민과 함께, 소외계층과 함께, 착한 목소리와 함께하는 SC제일은행 착한 도서관 시즌4는 서울시 그리고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합니다.

 

 

http://www.sc-goodproject.co.kr/
SC제일은행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 시즌4